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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리스트
어느해 6월, 2주간의 중국 운남성 여행(쿤밍-따리-리장-샹그리라) 여덟시쯤 출발한 버스가 새벽 한두시쯤 되었을까, 쉬지않고 갈 기세로 달리더니 휴게소에 정차한 듯 했다. 와- 살았다. 소리가 절로 나왔다 화장실도 가고 주전부리도 살 수 있다는 생각에 찌뿌둥한 몸을 이끌고 나왔다. 쉬어가는 버스가 족히 4-50대는 되어 보이는 광경에 놀랐고, 화장실에 가서 또 한번 놀랐다. 족히 백칸은 되어보이는 변기칸과, 칸마다 나무판자 벽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물내리는 버튼 없이 졸졸 흐르는 재래식 구덩이. 줄도 뺵빽했는데 모든사람이 멀미를 하는지 온 곳에서 게워내는 소리가 아주 적나라해서 아래를 봤다간 수습되지 않을거 같아 밖으로 나와버렸다. 이런 상황을 대비해 내 몸이 물과 음식을 원하지 않고 몇시간의 신진대사도 ..
어느해 6월, 2주간의 중국 운남성 여행(쿤밍-따리-리장-샹그리라) 아침 일찍 못일어날줄 알았는데 눈을 떠보니 이른시각이었다. 호스텔 일층으로 나가보니 아이들이 막 봉고에 올라타는 중이었고 나는 달려가 인사를 했다. 다들 늦어서 공항으로 바로 가야한다고 했다. 한명씩 안아주고 봉고가 바로 출발했다. " 언니 ! 짜이찌엔!! " 뒷자석에서 나를 보며 손을 흔드는 아이들이 보였다. 다시 만날 수 있겠지? 라는 생각이 구름처럼 머릿속에 떠다녀서 이별이 너무 아쉽지만은 않았다. 살면서 호칭과 나이를 따지는게 점점 모호해지고, 지금 친구나 룸메이트, 데이트했던 사람조차 나보다 5살, 6살 어린걸 알게 돼 놀랐던걸 생각하면 내가 만난 이 아이들은 너무나 순수한 중국 아이들이었다. "졔졔" 라는 호칭이 관계를 더 애..
어느해 6월, 2주간의 중국 운남성 여행(쿤밍-따리-리장-샹그리라) 피치호스텔의 뒷골목은 리장고성과 연결되어 있다. 고성을 돌아다니다 보면 항상 고성 끝자락에 가있어서 근처에서 버스를 타고 호스텔 바로 앞에 내리는걸 택하지만 출발은 항상 호스텔 뒷골목에서 걸어가게 된다. 도착 했을때부터 직원들이 호스텔, 버스타는법, 고성가는길을 친절하게 알려주고 친목을 위한 식사가 있는데 참여할지도 물어본다. 마지막 떠날때도 차를 잡는걸 나서서 도와주던 고마운 분들. 밤이되면 주변은 온통 어둡지만 피치호스텔의 불은 조용히 켜져있다. 층마다 마련된 멋진 휴식공간.. 여기서 시간을 떼우기도 좋다. 이런 골목 몇백개가 리장고성을 이루고 있다.피치호스텔 뒷골목을 따라 쭉 가면 고성 중심이 나오지만 가는길도 상점, 식당과 볼거리..
어느해 6월, 2주간의 중국 운남성 여행(쿤밍-따리-리장-샹그리라) 리쟝도 다를것 없는 구름의 도시. 리쟝 하면 해발고도가 높고 만년설이 아름다운 옥룡설산이 떠오른다. +구글에 찾아보니 Jade Dragon Snow Mountain 이다. 왠지 위엄있어! 리쟝에 도착하자마자 여섯명의 아이들은 옥룡설산 트랙킹을 계획중이였고, 왠지 끌리지 않았던 나는 내가 할만한 다른 관광지를 둘러보게 되었다. 고성 주변에 여행사 직원들이 흥정을 하기위해 잔뜩 모여있는 따리와 달리, 리쟝은 더 큰 도심으로 중심가에 많은 여행사 사무실이 있었다. 아무데나 들어가서 원하는 관광 코스를 물어보고 흥정할 수 있다. 하루동안 차 대절을 해서 옥룡설산을 가는 코스, 조금 떨어진 근교까지 나가는 다양한 패키지가 있었지만 그중에서 나는 ..